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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는 자꾸 그렇게 한다.
나를 이렇게 만든다.
혼자 있는 시간이면 담배를 입에 물게 한다.
나 혼자 내기를 하게 만든다.
오늘 쯤은 전화를 해 줄거라고,
내일을 만날 수 있다고,
더러 나를 생각할 거라고
기다리게 하고 기대하게 한다.
그러나 너 때문에 나는 쉬 잠들 수 없었고,
밥을 먹다가도 숟가락을 놓았고,
내가 너에게 잘못한 일이 있었나,
귀찮게 했나... 돌이켜 보게 된다.
그래, 너는 나를 주눅들게 한다.
혹시 네가 만나자고 할까봐
일 없는 날에도 옷을 차려입게 만들고,
혹시라도 밥을 먹자고 할까봐
배가 고파도 괜히 참게 한다.
너와 나란히 앉아 보고 싶어서
그렇게 좋아하는 영화도 미뤄두게 하고,
하염없이 너에게 줄 무엇이 없는지...
자꾸 뒤적이게 한다.
네가 나를 봐주는 날이 올 것 같아서
다른 누구도, 어떤 누구도 볼 수 없게 한다.
쳐다볼 마음조차, 시도조차 하지 않게 만든다.
너 때문에 나는 이렇게 되었다.
- 김수경 님의 장편소설 '아내' 중에서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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